강태영
2021-10-20
조회수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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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이 말은 재심으로 유명한 박준영 변호사가 한 말입니다.


정의는 때에 맞게 실현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죽은 후에 뒤늦게 평가가 되어봐야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오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요즘 사회를 보면서 정의가 지연되기는 커녕, 아예 땅에 떨어진 지 오래라는 생각이 들 지경입니다.

그야말로 "정의는 땅에 떨어졌고, 용기는 오만해졌고, 지혜는 죽었어. 근데 희망과 운명은 보이지 않아."라는 말이 떠오르는 때입니다.


1700만 촛불이 모여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을 몰아냈지만 그것 뿐이었습니다.

사회 대개혁을 위한 수많은 구호를 내걸었지만 그 무엇도 제대로 바꿔내지 못했습니다.

그저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고 자축하는 것에 그쳤고 그 대통령부터 적폐청산을 외쳤지만 무엇 하나 제대로 잡아낸 것은 없습니다.

촛불이 지향한 정의는 땅에 떨어졌고, 대통령을 몰아낸 용기는 새로운 대통령에 만족하고 자축하면서 오만해졌고 촛불광장에서 오고갔던 수많은 지혜로운 논의들은 모두 묻혀서 말라 죽었습니다. 촛불이 보여줘야 하는 희망과 사필귀정으로 대표되는 역사의 진리와 당위는 아직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 절정 중의 하나는 바로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의 블랙 리스트, 경제 분쟁과 여기에 정면으로, 체계적으로, 피해자 중심주의에 기반하여 대처하기 보다는 소재 독립과 같은 정신 승리만 내세우며 정작 이 문제의 본질인 피해자에 대한 시선은 애써 외면하는 정부였습니다.

일본은 자신들의 명백한 과거사 범죄를 빌미로 경제 보복을 자행하는 후안무치한 행패를 저질렀고 한국은 얼핏 보면 일본을 극복하겠다고 했지만 그 속에 일본이 그토록 꺼려하던 피해자에 대한, 국민에 대한 국가로서의 시선과 대책은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어느새 3년, 강제동원 배상 판결이 나온지 3년이 되어가지만 여전히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님들과 마찬가지로, 피해자 분들이 언젠가는 점차 세상을 떠나시게 될 것이고

설령 일본이 뒤늦게 사죄해봐야 다 돌아가신 후라면, 물론 사죄에는 큰 의미가 있겠지만, 살아서 듣고 가시는 것보다는 그 의미가 덜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야말로 지연된 정의인 것이고, 그 분들은 정의의 실현을 보지 못하고 가시는 것이니, 정의는 실현되지 않은 것이고

그렇기에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될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강제동원 피해자 분들은 대한민국의 국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국가는,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이 과거 외국으로부터 당한 피해에 대하여 합당한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정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지연되고 있습니다.


저희들이 조금이라도 더 이상 지연되지 않도록 함께 싸우겠습니다.

불법으로 이 땅을 강제점령하고 자의적으로 수탈했으며 이에 대한 배상은 커녕 도의적인 사죄조차 일절 없는,

일본제국을 국가 승계하는 현 일본국 정부에게 대한민국의 주권자이자 세계평화를 지향하는 세계  시민으로서 요구하겠습니다.

자의건 타의건, 불완전할지라도, 일부나마 진심으로 사죄했던 독일의 전례를 일본도 반드시 따르도록 쟁취해내겠습니다.

한국 정부와 시민들에게 외교적, 수사적 표현이 아닌 진심으로, 재발 방지를 확약하는 사죄를 하고 그렇기에 마땅히 수반되고 상응하는 배상을 할 수 있도록 저희들이 앞장서겠습니다.

일본 정부가 사죄와 배상을 이행하도록 대한민국 정부에게도 동등한 주권 국가로서 당당하게 요구할 것을 대한민국의 주권자로서 명령하겠습니다.


가해자는 처벌 받고 피해자는 일상으로


미투 운동을 통해 대두된 표현이지만 굳이 그렇지 않더라도 이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론입니다.

사필귀정입니다.

정의는 마땅히 실현됨으로서 결말을 맺어야 하는 것이 역사의 진리이자 당위입니다.

그러한 역사의 흐름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정의는 저절로 찾아오지 않습니다.

싸우는 만큼 앞당길 수도 있고 뒤처질 수도 있습니다.

저희들이 1분 1초라도 앞당기겠습니다.

피해자 분들의 삶을 파괴한 폭력을 뒤늦게나마, 조금이나마 배상 받고 남은 삶이라도 편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저희들이 함께 싸우겠습니다.


저희들은 정의가 실현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저희는 약해지거나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희는 일본 대사관 앞에서, 소녀상 앞에서, 광화문 광장에서, 최근 떠오르는 가상 공산에서, 자신감과 실력을 길러 싸울 것입니다. 저희는 우리나라를 여전히 식민지로 보는 일본의 백안시에 절대로 굴복하지 않을 겁니다. 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정의가 실현되는 것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낼 것입니다.


날이 많이 춥습니다. 일교차와 감기 그리고 여러 질환 조심하시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적어도 일본 정부가 진심으로 사죄할 때까지는 만수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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